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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31
16 음식상 앞에서 천리 밖의 일을 알다
진 평공平公이 제나라를 치려고 범소를 시켜 직접가서 살펴보고 오게 하였다. 제齊 경공景公은 범소를 맞이하여 술자리를 베풀었다. 술기운이 오르자 범소가 이런 요구를 하였다. "임금께서 마시는 잔으로 축수를 올리고 싶습니다." 경고은 할 수 없이 허락했다. "과인의 잔에 술을 가득채워 저 손님께 드려라."
범소가 그 잔으로 축수를 하고 나서 그 술을 다 마시자 안자가 나섰다. "그 잔을 치우고 다른 잔으로 하십시오. 술잔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말에 범소는 거짓으로 취한 체하면서 불쾌한 표정으로 일어나 춤을 추었다. 그리고 태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를 위해 성주의 음악을 연주해 주시겠습니까? 내 그대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겠습니다." 그러자 태사는 이렇게 거절하였다. "눈이 어두운 저는 그 음악을 익히지 못했습니다."
이에 범소가 급히 나가 버리자 놀란 경공이 안자에게 물었다. "진나라는 대국입니다. 사람을 보내 우리 나라의 정치를 보고자 하는데, 지금 그대가 대국의 사신을 노하게 하였으니 장차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안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무릇 범소의 사람됨이 비루하거나 예를 모르는 무식한 인물은 아닙니다. 그의 의도는 우리 나라의 군신을 시험해 보려는 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를 끊어 버린 것입니다."
경공이 다시 태사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그를 위해 성주의 음악을 연주해 주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태사 또한 이렇게 대답하였다. "무릇 성주의 음악은 천자의 음악입니다. 만약 이를 연주하면 이는 그를 받들어 모신 제후 임금이 춤을 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범소는 신하의 신분인데 천자의 음악으로 춤을 추고자 하니 그런 까닭으로 연주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범소는 귀국하여 평공에게 이렇게 보고했다. "제나라는 칠 수 없습니다. 제가 그 임금을 시험하려 하였더니 안자가 이를 알아차렸고, 그 예를 범하려 하였더니 태사가 이를 알아차리더이다." 중니仲尼가 이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평하였다. "무릇 음식상 앞을 떠나지 않은 채 천리 밖의 일을 알도다!" 이는 안자를 두고 한 말이니 절충이라 이를 만하며, 태사 역시 그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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